저는 스토리 업계 종사자로 조금 더 전문성 있는 해석을 해드릴 수 있습니다.
다만, 이동진 평론가처럼 철학적인 분석보다는 기술적인 분석을 해드려요.
상업적 스토리 콘텐츠는 기술적 분석이 가능해요.
요리사가 음식을 먹고 들어간 재료를 맞추거나,
음악가가 음악을 듣고 코드 진행을 맞추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영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 는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한 영화입니다.
넷플릭스 영화는 용두사미로 악명이 높죠.
그런데 배우진이 짱짱해서 또 한 번 속는 셈 치고 보았습니다.
출연진
줄리아 로버츠 : 너무 유명해서 설명이 필요 없죠?
마허샬라 알리 : 대표작 영화 '문라이트', '그린북'
에단 호크 : 대표작 너무 많죠? '본 투 비 블루', '비포 선 라이즈'
줄거리
타지에서 저택을 빌려 휴가를 보내던 가족 (줄리아 로버츠와 에단호크 부부의 가족).
거대한 유조선이 해변가에 밀려오는 일을 시작으로 기묘한 일들이 벌어진다.
오밤중에 저택의 주인이라며 부녀가 나타난다.
이 불청객 모녀는 사이버 공격이 발생해 곳곳에서 혼란이 발생해 이곳으로 대피했다고 말한다.
그 말은 사실일까?
결말
사이버 공격이 사실로 드러난다.
저택에서 벗어나보려고 하지만 갈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가족들은 극초단파 공격(방사능 소음)을 받는다.
강 건너의 도시에서는 내란이 일어나 이곳 저곳에서 폭발음이 들린다.
허무맹랑하다고 느껴지시나요?
그런데, 이 영화의 제작자 중 한 명이 누구인지 아시나요?
바로 전 미국대통령 버락 오바마 입니다.
영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는
동명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버락 오바마가 이 소설을 매우 좋아했다고 해요.
그래서 제작자로 참여해 자문도 해줬다고 해요.
감독이 재미를 위해 과장을 하면 비현실적이라고 꼼꼼하게 지적했다고 합니다.
미국 대통령보다 나라가 어떻게 망해가는지 심도있고 디테일하게 고민해본 사람이 있을까요?
버락 오바마가 참여했다고 생각하고 보면 이 영화가 다시 보이지 않나요?
결코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아니란 뜻입니다.
극초단파 소음도 실제 있었던 일이라고 합니다. 바로 버락 오바마 정부 때요.
(2018년 기사 : https://www.bbc.com/korean/international-45524945)
쿠바 미국 대사관에서 벌어졌는데 아직도 그 실체와 배후를 못 밝혔다고 해요.
대사관 직원들 상당수가 갑자기 눈이 멀고, 사망했다고 해요.
누군가의 극초단파 소음 공격으로 잠정적 결론이 내려졌다고.
해석
이 영화는 "나라가 멸망하는 과정 2023 버전"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숨겨진 의미 같은 것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스토리에서 보이는 게 다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야기란 인물의 성장에 초점을 두기 마련인데, 이 영화에서는 그것이 중점적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구색을 맞추기 위해 넣은 느낌이랄까요?
하지만,
아예 없다고는 볼 수 없어요.
영화 극초반에는 주인공의 '잘못된 신념'을 무조건 보여줍니다.
그리고 결말에 가서 '잘못된 신념'을 깨닫고 변화한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주죠.
(잘못된 신념은 우리 대부분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가져옵니다.)
영화 극초반에 줄리아 로버츠가 말합니다. '난 사람들이 싫어'라고.
이 대사가 바로 주인공이 가진 '잘못된 신념'이고 이 영화가 끝날 때 생각이 바뀌게 되는 주제입니다.
결말에 어떻게 바뀌죠? 경계하고 의심하던 부녀의 딸을 지키기 위해 희생(사슴으로부터 보호)을 실천합니다.
인물의 성장이라기엔 좀 약하죠?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인물 성장 중심이 아니라 '나라가 망해가는 과정'에 집중했다고 보는 것입니다.
'난 사람들이 싫어' 라는 주제로 극을 보면 해석이 가능해집니다.
해석
사슴 해석
동물들은 위기를 미리 감지하죠.
그리고 타인을 경계하고 싫어하는 현대인들과 달리 동물들은 무리지어 움직입니다.
중간에 나오는 홍학도 그러하고요.
위기가 닥쳤을 때 오히려 뭉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처음에 사슴을 목격했을 때는 두 마리였습니다.
주인공 딸이 발견했을 때는 더 큰 무리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결말 즈음에 가서 줄리아로버츠와 부녀의 딸과 대치했던 사슴 무리를 떠올려보세요.
그 수가 엄청 많았습니다.
위기가 닥쳤을 때일수록 뭉치는 것입니다.
인간들과 다르죠?
동서양에서 모두 사슴은 보통 성스러움의 상징입니다.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에서 나오는 사슴의 의미는
즉, 우리가 본받아야 할 모습이라고 저는 해석합니다.
사슴은 '이럴 때일수록 연대하라'를 알려주려고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근데, 마지막에 줄리아 로버츠가 소리 질러서 사슴이 위협을 느끼고 도망갔잖아? 사슴 무리가 공격하려던 거 아님?'
생각하실 수 있죠.
제 생각에는, 그 시점이 이제 줄리아 로버츠가 '사람이 싫어'라는 잘못된 신념에서 벗어나 '연대'를 배운 시점입니다.
부녀의 딸을 지키기 위해 나섰잖아요.
연대의 중요성을 스스로 깨달았으니 사슴은 알려줄 필요가 없어서 떠난 것이라 봅니다.
결말 해석
실제 세상이 아닌 드라마 '프랜즈' 속 인물을 보며 안정감을 느끼는 주인공 딸. '로즈'
중후반부에서 혼자 '기다리는 건 그만할래'라며 혼자 떠나버리죠.
그리고 빈 집에서 풍요롭게 먹고, 지하실에 방공호를 발견합니다.
그곳에서 '프렌즈' 마지막 에피소드를 보며 이야기가 끝이 나죠.
이 장면을 해석하려면 이전 장면을 봐야 합니다.
스토리 콘텐츠의 구성은 긍정적 사건 / 부정적 사건을 반복해서 보여주거든요?
그래야 보는 사람에게 감정의 기복을 주고, 지루하지 않으니까요.
'로즈'가 방공호를 찾는 바로 전 시퀀스가,
부녀의 아빠가 에단 호크에게 '국가 시스템이 무너지는 단계'를 말해주는 장면입니다.
거기서 마지막 3단계를 말하는데요.
바로 '내전'이에요. 스스로 자멸하는 것이죠.
무서운 분위기를 내죠? 부정적인 장면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오는 장면이 '로즈'가 방공호를 찾는 장면(정확히는 시퀀스)이에요.
그럼 여긴 긍정적인 장면이라고 보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전 장면에서 언급한 '내전'은 서로를 불신해서 생기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이제 여기서 결론이 나옵니다.
'로즈'가 그토록 보고 싶었던 '프렌즈'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연대'에 가깝죠.
우리도 '남자 셋 여자 셋' '논스톱' 을 하던 80년대 말, 90년대 영상을 볼 때
"저 시절에는 정이 있었는데." 라거나,
"저 시절에는 낭만이 있었지." 라거나,
"저 시절은 따뜻했어."라고 말하잖아요.
이제 해석이 되시나요?
'연대'를 찾던 로즈만이 안전한 방공호를 찾았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연대'입니다.
영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 해석이었습니다.
* 글 저작권은 저에게 있습니다. 영화 리뷰 유튜버 분들, 그대로 가져가서 자기 생각인 양 쓰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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